투석 후에도 소변이 나온다면

남아 있는 신장 기능, 잔여 신기능은 지켜야 할 소중한 치료 자산입니다

이 글의 핵심

  • 투석을 시작해도 신장 기능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며, 남아 있는 잔여 신기능은 적극 보존해야 할 치료 자산입니다.
  • 잔여 신기능은 하루 종일 수분·노폐물을 배출해 투석 사이 체중 증가와 초여과 부담, 심혈관 위험을 줄여줍니다.
  • 반복적인 투석 중 저혈압과 과도한 수분 제거는 잔여 신기능을 더 빨리 잃게 할 수 있어, 수분 관리와 건체중 설정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안녕하세요. 정을식내과의원입니다. 혈액투석을 시작한 환자분들 가운데는 투석 후에도 한동안 소변이 계속 나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차피 투석을 하는데 소변이 조금 나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나요?”

“소변량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나요?”

“물을 충분히 빼려면 소변이 남아 있는 신장도 결국 쉬게 되는 것 아닌가요?”

투석을 시작했다고 해서 신장의 기능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남아 있는 신장의 여과와 배설 능력을 잔여 신기능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혈액투석 환자에서도 이를 단순한 '남은 소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보존해야 할 중요한 치료 자산으로 보고 있습니다. 잔여 신기능이 낮거나 빠르게 감소한 환자에서는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는 관찰연구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소변량과 잔여 신기능은 같은 말일까요?

소변이 나온다는 것은 신장이 아직 물을 배출하고 있다는 뜻이지만, 소변량만으로 신장 기능을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신장 기능이 많이 감소한 상태에서도 묽은 소변이 비교적 많이 나올 수 있고, 반대로 탈수나 약물의 영향으로 소변량이 일시적으로 줄 수도 있습니다. 잔여 신기능을 평가할 때는 보통 다음을 함께 살펴봅니다.

  • 하루 소변량
  • 일정 시간 동안 모은 소변검사
  • 소변 요소청소율과 크레아티닌청소율
  • 혈액검사 결과
  • 투석 사이 체중 증가와 수분 상태

즉, 소변이 얼마나 나오는가뿐 아니라 실제로 노폐물을 얼마나 배출하는가가 중요합니다.

투석보다 적은 기능인데도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혈액투석은 주 3회, 한 번에 몇 시간 동안 강하게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합니다. 반면 남아 있는 신장은 기능이 적더라도 하루 24시간 계속 작동합니다.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잔여 신기능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투석 사이 수분과 나트륨 배출
  • 칼륨과 인의 조절 보조
  • 요소뿐 아니라 다양한 요독물질의 지속적인 제거
  • 투석으로 잘 빠지지 않는 물질의 배출
  • 투석 사이 체중 증가 감소
  • 심장과 혈관에 가해지는 수분 부담 완화

최근 연구에서도 잔여 신기능이 유지된 환자는 투석 사이 체중 증가와 수분 부담이 적고, 심혈관 위험과 생존 측면에서 더 유리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Kt/V가 충분하면 잔여 신기능은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Kt/V는 투석으로 요소가 얼마나 제거됐는지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Kt/V는 주로 투석 시간 동안 제거된 작은 분자 물질을 반영합니다. 남아 있는 신장은 투석과 달리 계속해서 노폐물을 배출하며, 세뇨관 분비 기능을 통해 일부 단백결합 요독물질과 중간 크기의 물질 제거에도 기여합니다. 따라서 같은 Kt/V를 보이는 환자라도 잔여 신기능이 남아 있는 환자와 완전히 소실된 환자의 생리적 상태는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신장학에서는 투석 적절도를 평가할 때 기계가 제공한 청소율만이 아니라 투석과 잔여 신기능을 합친 전체적인 용질 제거와 수분 조절을 고려해야 한다는 관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소변이 남아 있으면 수분 관리도 쉬워집니다

잔여 신기능이 있는 환자는 투석 사이에도 일정량의 수분과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이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투석 사이 체중 증가 감소
  • 한 번의 투석에서 빼야 하는 수분량 감소
  • 초여과 속도 감소
  • 투석 중 저혈압과 경련 위험 감소
  • 심장에 가해지는 용적 부담 완화

반대로 투석 사이 체중 증가가 반복적으로 많으면 높은 초여과 속도가 필요하고, 투석 중 혈압 저하와 장기 저관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 연구에서는 긴 투석 간격 동안 체중 증가가 클수록 잔여 요소청소율의 감소가 더 빠르고 사망 위험도 높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됐습니다. 이는 인과관계를 확정한 결과는 아니지만, 잔여 신기능과 수분 관리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줍니다.

혈액투석을 시작하면 잔여 신기능은 왜 감소할까요?

말기 신장질환 자체가 진행하기 때문에 잔여 신기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투석 중 반복되는 저혈압
  • 과도한 수분 제거와 탈수
  • 심한 감염이나 패혈증
  • 조영제 노출
  • 진통소염제 등 신독성 약물
  • 요로폐쇄
  • 심부전과 신장 관류 저하

혈액투석은 짧은 시간 동안 체액과 혈압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순환 스트레스가 남아 있는 네프론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액투석보다 복막투석에서 잔여 신기능이 더 오래 유지되는 경향이 보고돼 왔지만, 투석 방법 간 차이에 대한 무작위 연구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건체중을 낮게 잡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투석 환자에게 몸속 수분이 과도하게 남으면 고혈압과 부종, 호흡곤란, 심부전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건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소변이 남아 있는 환자에게 건체중을 너무 공격적으로 낮추면 투석 중 혈압이 떨어지고 신장으로 가는 혈류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잔여 신기능이 더 빨리 소실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수분 관리는 단순히 투석 후 체중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아니라 다음 두 목표의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 몸에 과도한 수분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
  • 남아 있는 신장과 주요 장기의 혈류를 해치지 않는 것

부종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건체중을 낮추거나, 반대로 혈압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건체중을 높이는 방식 모두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혈압약과 이뇨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변이 남아 있는 혈액투석 환자에게 이뇨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뇨제는 이미 소실된 여과 기능을 되살리는 약은 아니지만, 남아 있는 네프론에서 나트륨과 수분 배출을 증가시켜 소변량과 체액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소변이 거의 없는 환자에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과도한 용량은 탈수와 저혈압, 전해질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혈압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장 보호 효과가 있는 약이라도 혈압이 지나치게 낮거나 탈수가 있는 상황에서는 신장 관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혈압약을 투석 날 일괄적으로 중단하면 투석 사이 고혈압과 심장 부담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의 종류와 복용 시간, 투석 전후 혈압, 심부전 여부와 소변량을 함께 살펴 조절해야 합니다.

투석 횟수를 처음부터 모두 똑같이 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혈액투석은 주 3회 시행합니다. 그러나 투석을 처음 시작했고 잔여 신기능과 소변량이 충분한 일부 환자에서는 주 2회 등 적은 횟수로 시작한 뒤 신장 기능 감소에 따라 투석량을 늘리는 점진적 혈액투석(증분 투석)이 연구돼 왔습니다. 장점으로는 다음 가능성이 제시됩니다.

  • 잔여 신기능의 보존
  • 투석 부담 감소
  • 혈관 접근로 사용 감소
  • 삶의 질 개선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닙니다. 칼륨이나 인이 높거나, 수분 조절이 어렵거나, 영양 섭취량이 많고 요독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투석 횟수를 줄이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점진적 혈액투석의 가능성은 제시되고 있지만, 환자 선정 기준과 장기적인 안전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투석 횟수를 임의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잔여 요소청소율과 소변량, 수분·전해질 상태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며 적용해야 합니다.

새로운 투석막이 잔여 신기능을 지킬 수 있을까요?

최근에는 중분자 물질 제거를 강화한 확장 혈액투석과 새로운 투석막이 잔여 신기능 감소를 늦출 수 있는지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2025년에 발표된 무작위 연구에서는 중간 차단막을 이용한 확장 혈액투석군에서 기존 고유량 혈액투석군보다 잔여 신기능 감소가 느렸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흥미로운 결과지만 단일 연구만으로 특정 투석막이 잔여 신기능을 보호한다고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기전으로 차이가 발생했는지, 장기 생존과 심혈관 결과에도 도움이 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잔여 신기능은 어떻게 추적할까요?

혈액투석을 시작한 뒤 소변이 남아 있다면 다음 항목을 정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하루 소변량 변화
  • 일정 시간 소변을 이용한 잔여 요소청소율
  • 투석 사이 체중 증가
  • 투석 중 혈압 저하
  • 칼륨과 인 조절 상태
  • 부종과 호흡곤란
  • 이뇨제와 혈압약 복용
  • 최근 감염과 조영제 검사 여부

소변량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과일 수 있지만, 갑자기 감소했다면 탈수나 저혈압, 감염, 요로폐쇄와 약물 영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환자가 잔여 신기능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 첫째, 투석 사이 체중 증가를 가능한 한 줄여주세요.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갈증이 심해지고 수분 섭취가 증가해 한 번에 빼야 하는 물의 양이 많아집니다.
  • 둘째, 투석 중 어지럼증과 식은땀, 경련이 반복된다면 참지 말고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 셋째, 진통소염제와 건강기능식품을 임의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넷째, CT 조영제 검사를 받거나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소변이 남아 있는 투석 환자라는 점을 알려주세요.
  • 다섯째, 소변량이 갑자기 줄거나 부종과 호흡곤란이 생기면 건체중과 심장 상태를 다시 평가해야 합니다.

마무리

혈액투석을 시작했더라도 소변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부수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남아 있는 신장은 적은 기능으로도 하루 종일 수분과 노폐물을 배출하며, 투석 사이 체중 증가와 초여과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잔여 신기능이 오래 유지되는 환자에서 더 좋은 생존 결과가 관찰됐지만, 이를 보존하기 위한 최적의 투석 방법과 약물 전략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소변이 남아 있는 투석 환자는 단순히 "아직 소변이 나온다"고만 기록하기보다, 소변량과 실제 청소율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반복적인 저혈압과 과도한 초여과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투석은 기계가 대신하는 신장 기능을 충분히 확보하는 동시에, 환자에게 아직 남아 있는 신장 기능을 가능한 한 오래 지키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투석 처방과 약물 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 정을식내과의원 신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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